블리치 작가 쿠보 선생의 연재 종료 후기 그리고 부탁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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블리치 연재종료 후 3개월

저는 무엇을 했냐하면?

계속 고민하고 있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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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직 해야할 일이 남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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연재를 끝낸 감사와 더불어 독자 여러분께 전해드리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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감사합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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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5년이라는 블리치에게 있어서 상징적인 시기에 끝마칠 수 있게 된 것

연재 시작과 함께했던 38호에 끝낼 수 있었던 것

1회 때부터 그리고 싶은 것을 마지막회때 그리게 된 것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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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 모든 것이 블리치를 읽어주신 여러분 덕분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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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감사는 몇번을 얘기해도 부족하다고 느낍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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저의 보물은 여러분의 편지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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3살 아이부터 78세 할머니까지

우리집 5분 거리에서 지구 반대편까지

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곳에서 편지를 보내주셨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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연재중 몸도 마음도 꺾일 것 같은 때에도 몇번이고 구원의 손길이 되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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처음부터 끝까지 단 하나의 편지도 읽어보지 않은 적이 없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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몇 만개의 편지들은 지금도 잘 보관하고 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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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리고 연재 10년째 제 몸은 박살났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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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냥 감기라고 들었기에 저도 그렇게 생각했으나 시간이 지나도 낫지 않았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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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전까지는 감기에 걸려도 6시간 자면 낫기에 바로 만화를 그렸습니다만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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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것이 어느날 불가능해졌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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휴재하는 일주일간 약 먹고 누워있기만 했지만 상태가 나아지지 않았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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수개월에 걸쳐 낫다고 생각하면 감기에 걸려 휴재하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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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무리 조심해도 반드시 감기에 걸리고 마는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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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런 상태가 지속되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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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심하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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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는 만화가 자격 실격이다. 라고 생각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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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퀄리티를 내는 것이 만화가라고 여겼기에?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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저는 자격을 상실했다고 생각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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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 빨리 그냥 연재종료하고 싶다.

근데 아직 스토리 안끝났는데

어떻게 해야 끝낼 수 있지

아 어쩌지 아

아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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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런 것들을 매일 매일 매일 매일 매일 매일....

생각해왔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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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런 와중 이름도 주소도 없는 편지 한 통이 도착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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뭐지 장난인가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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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렇게 생각하며 봉투를 뜯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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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것은 투병중인 소년의 편지였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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병세가 갑자기 악화되어 학교에서 병원으로 옮기게 된 것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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밖으로 나갈 수 없게 되어 tv를 보나 게임을 하나 친구와 놀지 못하니 전혀 즐겁지 않은 것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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의사도 부모님도 아무 얘기를 하지 않았으나?

자기 몸은 자신이 가장 잘 알기에

불치병이란 것을 몸으로 깨닫게 된 것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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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때 지금 당장 죽고 싶다고 내뱉었을 때

남은 날이 1년 6개월 가량이라는

그런 얘기를 듣게 된 것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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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후 침대에서밖에 움직이지 못하게 되면서 거기서 즐길 거리를 찾기 위해 책을 찾게 된 것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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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 결과 만화의 세계에 빠져 친구가 없어도 즐기는 방법을 찾게 된 것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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여러 만화를 읽어본 결과 블리치를 읽게된 것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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블리치 다음 권을 읽고 싶어서 입원 후 처음으로 내일을 맞이하고 싶다고 여기게 된 것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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블리치가 자신의 세계를, 삶을 바꾸게 한 것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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블리치가 자신을 살고 싶다고 느끼게 한 힘이 되어준 것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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'지금 저는 글자도 쓰지 못 할정도로 몸이 쇠하여

큰 종이에 겨우겨우 써내려가는 중이며

이를 다시 깔끔한 글씨로 바꿔달라고 부탁했습니다.

다만 글자는 제가 적지 않았어도 진심을 담아 편지를 쓰고 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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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리고 제가 죽었을 때 이 편지를 선생님께 보내도록 부탁...'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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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리고 그가 더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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'쿠보 선생님 마지막으로 부탁드립니다.

선생님의 펜이 향하는, 원하시는 결말을 그려주세요

저는 그것을 너무나도 보고 싶습니다.'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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여러분께 부탁이 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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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 편지의 주인을 찾고 싶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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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지만 주소도 이름도 적혀있지 않기에

그를 찾는 것이 어렵다는 것은 제 자신이 제일 잘 알고 있습니다만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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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래도 그럼에도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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저는 그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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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는 이 감사의 만화를 읽을 수가 없기 때문에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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독자: ,,,,,,,,,죄송합니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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